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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보다 사망률 높은 환경미화원, 위험하다"

정책_건강

by 현대건강신문 2016. 5. 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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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대부분 야간에 이뤄지는 청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환경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원진녹색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김규연 전공의가 18일 건강세상네트워크 주최로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 아트컬리지에서 열린 '서울시 환경미화원의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 할 권리보장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경미화원의 높은 사망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공의는 "우리나라는 실태 조사가 없지만 미국과 영국의 조사 결과를 보면 경찰관과 소방관에 비해 환경미화원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사고를 경험한 환경미화원은 전체 453명의 중 99명으로 22.4%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직영 환경미화원이 305명, 민간위탁이 148명으로 모두 4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환경미화원 중 거의 4명 중 1명이 1년에 최소 한 번 이상의 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사고 경험률이 높았다.

김규연 전공의는 "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 중 상당수는 병원에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안전보호 장구 착용이 중요하지만 보호구가 넉넉히 지급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빈도가 많은 환경미화원들의 사고 형태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것과 무리하게 힘을 쓰거나 무리한 동작을 하여 근육이나 뼈가 잘못됨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날카로운 물체에 베이거나 찔림이 많았다. 

토론회 자료 영상에 등장한 서울시 금천구 소속 환경미화원은 “며칠 전에도 날카로운 것에 베여 몇 바늘을 꿰맸다”며 “아간 작업시 날카로운 물체를 확인하기 어려워 시민들이 쓰레기를 버릴 때 유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차량이 후진할 때 청소차량에 치이거나 치일 뻔 한 경험도 많았는데, 지자체직영 소속 미화원들이 실제 치인 경험은 7명(2.3%)이 있었고, 치일 뻔 한 경험은 63명이나 되었다. 

김 전공의는 "깨진 유리나 날카로운 것을 폐기물 봉투에 넣고 버리는 것은 환경미화원에게 위험을 주는 행동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은 시만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환경에 비해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서울시의 쓰레기 발생과 환경미화원 업무를 조사한 결과 서울시민들은 연간 23kg의 쓰레기를 배출했고 환경미화원 1인이 1년에 수거하는 쓰레기량은 420톤으로 하루에 1.5톤을 수거하는 셈이다.

김규연 전공의는 “서울시민들이 배출하는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하다”며 “환경미화원들이 쉬는 날을 빼면 1인이 하루에 수거하는 양은 1.5톤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로_사진3 copy.jpg▲ 토론회 자료 영상에 등장한 서울시 금천구 소속 환경미화원은 “며칠 전에도 날카로운 것에 베여 몇 바늘을 꿰맸다”며 “아간 작업시 날카로운 물체를 확인하기 어려워 시민들이 쓰레기를 버릴 때 유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상에 등장한 금천구 환경미화원은 “야간에 힘든 일을 하는 환경미화원에 지원하는 사람이 적어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 보충을 호소했다. 실제 서울시 환경미화원의 평균 나이는 직영은 49세, 민간위탁은 54세로 50대가 가장 많아,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현저하게 연령이 높았다.

환경미화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김 전공의는 “일본 조사시 지역주민들이 환경미화원의 업무를 체험하며 이들이 어떤 환경에 일하는지 살펴보는 모습을 봤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을 적용해 환경미화원들의 실상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 현황 파악 뒤 대안을 제시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문성혁 소장은 “현재 상황에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상차 작업을 하지말라, 청소차에 매달리지 말라’는 말을 할 수 없다”며 “그렇지만 장단기적인 개선안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소장이 제시한 단기 개선안은 △적절한 보호구 지급 △쓰레기 방문수거 방식 개선 △차량 안전 개선 등이다. 문 소장은 “보호구 지급, 청소차량 후방 카메라 설치 등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직영으로 일하는 환경미화원에게 파상풍 예방 접종이 이뤄지는데 반해 위탁업체에 일하는 미화원에게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만수 서울시 도시청결팀장은 “변변한 쉴 공간이 부족한 환경미화원들은 식당이나 목욕탕도 마음놓고 갈 수 없다”며 “이들에게 근무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급여 인상이 시급하고 위탁업체의 파상풍 예방 접종 문제는 빨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http://hnews.kr/news/view.php?no=3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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