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폐암학회, 전국 10개 대학병원 비흡연여성폐암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한국 여성 폐암 환자는 비흡연인 경우가 많고, 흡연력 유무에 따라 증상, 병기, 세포형태, EGFR 돌연변이 여부, 치료방법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흡연여성폐암의 경우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라돈’, ‘초미세먼지’ 등과 큰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폐암학회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흡연여성폐암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계영 폐암학회 이사장(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인사말을 통해 “과거 수십 년간 폐암은 흡연하는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여성에서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며 “서양의 경우 폐암 환자 90%가 흡연자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은 비흡연폐암이 거의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폐암으로 진단 받은 여성의 약 90%에서 한 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었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흡연 외 다른 발생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번 설문조사 이유를 설명했다.
간접흡연 노출 직접 흡연 못지 않게 폐암 주요 원인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가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여성폐암 환자 478명과 비흡연여성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설문 내용에는 일반적인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것 외에 주방환경, 취사연료, 요리종류, 머리퍼머와 염색 등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익숙한 생활패턴을 포함했다. 또 간접흡연 노출 정도, 특히 남편의 흡연 여부, 집안에서의 흡연 여부 등도 설문 내용에 포함시켰다.
설문 결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일주일에 4일 이상 겪는 경우 3일 이하인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5배 높았다, 또 주방이 분리되어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 요리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1.4배 높았으며, 요리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가 안되는 경우 폐암 발생률이 각각 5.8배 2.4배 높았다.
또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폐암발생률이 2배 증가했으며, 특히 남편의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폐암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조석기 교수는 “여성폐암의 원인을 여성의 생활패턴과 주변 환경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으로 어느 정도 예측한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며 “특히 간접흡연도 직접흡연 못지 않게 폐암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흡연여성 폐암환자에서도 간접흡연의 노출이 많았고, 노출시기도 빨랐다는 것은 간접 흡연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방사능 물질 라돈, 고농도 장기 흡입 시 폐암발생 증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라돈과 비흡연여성의 폐암발생과의 관련성도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라돈은 지각의 암석 중에 들어있는 우라늄이 몇 단계의 방사성 붕괴과정을 거친 후 생성되는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방사능 물질이다. 특히 라돈은 지각에서 벽의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며, 고농도로 장기간 흡입시에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48 Bq/m3(환경부 일반인 노출권고기준)으로 증가할수록 폐암발생이 증가하였다.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는 “흡연을 하지 않아도 폐암발생이 가능하며, 흡연과는 별개로 라돈은 비흡연여성폐암 발생 위험요인으로 나타났고, 현재 노출 보다 과거 실내공기 중 라돈노출이 높은 점을 고려해볼 때,과거 라돈의 노출이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비흡연여성 폐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생활방사선 노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폐암학회는 오는 26일, ‘2018비흡연여성폐암 캠페인’ 행사를 건국대병원대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번 캠페인 행사는 라돈,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 여성 관련 폐암 원인을 집중조명하고, 이 문제에 대해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마련됐다.
넥사바-스티바가 연속 옵션, 한국인 리얼월드연구서 입증 ...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0) | 2018.12.10 |
---|---|
광주·경북·강원, 암 환자 수술대기 기간 증가 (0) | 2018.10.22 |
MD 앤더슨 암센터 김의신 교수 말하는 암에 대한 진실? (0) | 2018.10.08 |
경희후마니타스 암병원 개원...의·한·치 의료 ‘통(通)한다’ (0) | 2018.10.08 |
면역기전 규명한 미·일 교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0) | 2018.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