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의존도 80%...인체조직 기증자 턱없이 부족해
급성 화상환자 치료에 필수 피부 이식재 수입 막혀 수급난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전국의 화상센터에 비상이 걸렸다. 피부이식술이 필요한 급성 화상환자에게 이식할 피부가 올 초부터 심각한 수급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어려움이 피부 이식재 수입길이 막혀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피부 이식재의 80%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민 생명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인체조직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이식술이 필요할 정도의 급성 화상환자들 대부분은 넓은 범위에 화상을 입은 중증 화상환자로, ‘골든타임’에 피부를 이식받지 못하면 패혈증, 쇼크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속출한다. 문제는 이런 환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얼마 전 범죄로 인해 전신 70%에 화상을 입은 한 여성 피해자는 이식재를 기다리며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수급난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강신문>은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의 윤경중 본부장을 만나 우리나라의 인체조직 수급 현황과 인체조직 기증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윤 본부장은 먼저, 중증 화상환자에게 이식할 피부조직이 동난 사태는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인체조직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피부조직 수급난을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인체조직 기증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상환자에게 이식하는 피부 이식재는 대부분 사체피부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하는 방식으로 공급되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필요한 피부의 연간 80% 이상을 미국, 유럽 등지에서 수입해 온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겪고 있는 피부이식재 수급의 어려움은 미국이 사체피부 수출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윤 본부장은 “이번 이식재 수입에서 보듯이 인체조직도 식량안보와 비슷하다. 우리의 생명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며 “하루빨리 수입 의존도를 이식재 수급난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국내에서 피부 이식재를 자급자족하는 방법은 오직 인체조직 기증이 활성화되는 것이지만 장기기증에 비해서도 인지도가 낮아 기증자가 매우 부족하다.
인체조직기증은 세상을 떠난 직후 피부, 뼈, 연골, 인대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2012년 단 248명만이 기증을 선택했고 국내 이식 수요의 20%만을 해소할 수 있었다.
2008년 10월 16일 설립된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인체조직 전문 홍보교육을 맡고 있으며, 대국민 홍보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윤 본부장은 “올 초 기증 체계를 보완하는 관련법이 개정되고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자도 크게 느는 등 홍보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국민 생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실제 기증 발생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체조직기증이 활성화되려면, 장기기증처럼 신고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윤 본부장의 지적이다. 장기의 경우 병원으로 뇌사가능성 환자가 실려 오면 의무적으로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로 신고하게 돼 있는 뇌사추정신고제가 돼 있다.
병원에서 연락이 오면 코노스에서 담당자들이 보호자들을 찾아가 장기기증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체조직은 이러한 법이 없어 설득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 윤 본부장의 설명이다.
윤 본부장은 “현재 장기기증원과 협업을 통해 장기기증시 같이 홍보를 해서 유가족이 일정부분 관심을 보이면 함께 나가 설득을 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장기법과 인체조직법이 통합되는 것이 기증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 장기기증의 경우는 뇌사자가 하게 되지만, 인체조직기증의 경우, 일반 사망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기증자는 4백명이 넘지만, 인체조직 기증은 2백여명 수준이다.
윤 본부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화상 전문병원의 피부이식재 냉장고가 텅텅 비었다”며 “국가 지정 화상병원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도 빠듯하게 맞춰, 수술 직정에야 이식재가 도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윤 본부장은 “교육 커리큘럼의 장기화와 더불어 인체조직, 헌혈 등의 생명교육을 보건교육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실제 미국에서는 면허시험 과정에 들어가 있다. 나눔 교육을 하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국민 모두의 생명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인체조직 기증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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