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질환 예방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할 경우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7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임태환)은 2012년 연구로 수행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발생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사용양상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Diabetology and Metabolic Syndrome’에 2015년 2월 발표됐다고 밝혔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질환 예방목적으로 처방되던 아스피린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오히려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 미국 당뇨병학회(2009) 등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질환 일차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처방이 권고되고 있으나, 예방효과와 출혈위험에 대한 이득-위험 논란이 공존해왔다.
뇌졸중 발생 위험 남성이 더 높아
보의연의 주제공모연구로 서울대 의과대학 박병주 교수팀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진행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Diabetology and Metabolic Syndrome’에 실렸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2006, 2007년 당뇨병 진단을 받은 40~99세 환자를 ‘저용량(75-162mg) 아스피린 복용군’과 ‘비(非) 복용군’으로 분류, 2009년까지 최대 4년을 추적·관찰하여 허혈성 뇌졸중 발생 빈도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70%가량 높았다.
기존에 심혈관계질환 발생위험이 있던 당뇨병 환자군에서 아스피린 복용 초기,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고려했다. 1년 이상 장기추적 관찰된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연령군,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 동반여부에 따른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소그룹분석 결과,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모두 증가하였으며, 특히 남성에서 위험수준이 더 높았다.
아스피린, 심혈관계질환 예방보다 뇌졸중 위험 커
최근 미국·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예방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잇따랐으며, 아스피린 복용 후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아스피린 저항성’이 당뇨병 환자에서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미국 당뇨병학회도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계질환 일차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사용을 더 이상 권고하지 않고 있다.
이에 학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의 득실을 따지려는 추세다.
박병주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가족력 등 위험요인, 아스피린 저항성을 고려하여 의사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임태환 보의연 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외 당뇨병 진료지침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성과로 이러한 내용이 실제 진료현장에 널리 공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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