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증학회(이하 통증학회) 신근만 회장(한림대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대 디스크 질환을 겪는 환자 10명중 8-9명은 수술이 필요없다"며 "일반적으로 디스크는 많은 경우 재 흡수돼 자연적으로 없어진다"고 말했다.
통증학회 신근만 회장 "의사 체감 못하지만 재흡수는 팩트"
최근 7년간 척추수술건수 연평균 12% 증가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수술이 빈번한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치료시 수술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통증학회(이하 통증학회) 신근만 회장(한림대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대 디스크 질환을 겪는 환자 10명중 8-9명은 수술이 필요없다"며 "일반적으로 디스크는 많은 경우 재 흡수돼 자연적으로 없어진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디스크 재흡수는 가설이 아니라 팩트(fact)"라며 "의사들이 체감하지 못할 뿐 사실로 확인된 내용"이라고 확인했다.
디스크의 자연 흡수는 20세기 중반부터 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척추전문의인 키(Key) 박사는 1945년 척추조영술을 이용해 탈출된 추간판의 자연 흡수를 보고했고 전문의 귄토(Guinto) 박사 등은 1985년에 CT(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세이(Sei) 박사도 1994년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해 디스크 자연 흡수를 학계에 보고했다.
2005년, 2007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널인 스파인(Spine)에도 디스크 자연 흡수에 대한 연구 보고가 발표되었다.
한림대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거대 디스크로 병원을 내원한 3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한 결과 25명의 환자들의 디스크가 평균 59% 감소했고 이들 중 5명은 디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디스크 환자의 수술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척추수술인원, 수술건수 자료를 보면 2006년부터 2012년 사이에 각각 84%, 86%가 증가해 연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척추수술 청구건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청구된 98건 가운데 조정건수가 12만 건으로 13.2%의 조정률을 보였다.
한 통증치료 전문의는 "조정률이 13.2%인 것은 과잉 수술을 의심할 수 있다"며 "이 자료만 보면 척추수술 10건 중 최소 1건 이상은 과잉수술을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매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척추수술에 대한 만족도도 높지 않다는 자료도 있다.
대한통증학회가 척추수술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서울, 수도권 소재 12개 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를 찾은 환자 1,3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8%)이 '척추' 통증을 호소했다.
척추 통증을 경험한 709명의 환자 가운데 20%는 과거 척추수술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35%는 디스크 수술, 40%는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경험했다.
척추수술에 대한 만족도를 23%에 불과했고 75%의 환자는 앞으로 재수술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 심재항 홍보이사(한양대구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척추수술이 실제 환자에게 주는 혜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심재항 홍보이사는 "병원에서 진료시 교과서적 치료를 할 경우 처음부터 수술을 권하지 않고 다른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데 치료 중에도 통증이 계속되다보니 환자들이 불평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도 꾸준히 치료를 진행하면 디스크 감소와 통증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환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척추 교과서에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나온 경우는 ▲진행성 사지 마비 ▲배뇨조절 장애 ▲심한 척추의 불안정성 ▲2-3개월간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치료가 전혀 되지 않을 때이다.
신근만 회장은 "수술은 그 자체로 척추의 퇴행을 촉진하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등 그 자체로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술을 지양하고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관리하면서 질환을 치료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강신문 기사 링크]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24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