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도축한 차진 육회와 고소하고 쫄깃한 식의 돼지비계는 서비스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예부터 너른 들판과 갯벌을 품고 있으며 물 좋고 공기 좋은 지역이라 하여 '함평천지'라 불린 전라남도 함평. 1900년대 초부터 함평 우시장을 중심으로 함평 5일(2, 7일)장이 열렸다.
아낙들이 집에서 음식 재료를 가져와 장터에 자리를 펴고 우시장 옆 도축장에서 나온 신선한 소고기를 얹어 판 것에서 유래한 함평 육회 비빔밥 골목. 현재, 대를 이어 비빔밥 맛을 전승하고 있는 식당은 총 열 세 곳이다.
비빔밥의 주재료인 육회용 고기는 업소 주인들이 매일 인근의 축산물 전문점에서 공급 받는데 그 날 잡은 한우 암소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기를 담은 접시를 기울여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기가 차지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신선한 육회와 함께 손님상에 제공되는 것이 또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은 돼지 비계.
소고기가 귀하던 시절, 돼지고기를 비빔밥에 올려 먹던 것에서 시작돼 지금껏 그 방식이 전해져 오고 있다.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돼지비계! 그리고 매일 아침, 새로 짜서 상에 올리는 참기름은 함평 육회 비빔밥 맛을 배가시킨다.
골목 내 자리 잡은 방앗간에서는 아침마다 고소한 참기름을 짜느라 분주한데. 수 십 년간 골목을 지킨 한 방앗간에서는 깨끗이 씻어 말린 국산 통참깨를 적당한 온도에 볶은 후, 전통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짜낸다.
신선한 참기름은 골목 내 비빔밥 집으로 곧장 배달되는데. 신선도를 위해 전 날 쓰고 남은 참기름을 반품하는 비빔밥집도 있다.
또 집집마다 고명으로 올리는 양념장 역시, 모두 다르다. 100% 국내산 고춧가루와 찹쌀가루 등을 이용해 고추장을 만든 뒤 한 달 간 숙성시키는 것은 기본. 주인장의 진한 손맛에 고추장을 사겠다고 하는 손님들도 종종 있다고.
함평 육회 비빔밥 골목은 오늘도 오랜 세월 함께 해온 푸짐한 정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http://hnews.kr/n_news/news/view.html?no=32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