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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발 ‘자궁경부암 백신 불안’ 쓰나미, 무료 접종도 막고 있어...대한소아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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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건강신문 2016. 11. 1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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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접종 4개월 지났지만 접종률 27.8% 불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일본에서 시작된 ‘자궁경부암 백신 불안’ 파도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실시된 만12세 여성청소년 대상 자궁경부암 무료 접종 사업에 13만명만 참석해 27.8%의 접종률이 보이고 있다. 


다른 소아청소년 대상 예방 백신 사업의 접종률이 60%를 상회하는 것에 비춰보면 매우 낮은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해외 백신 부작용 사례 보도 등으로 학부모 사이에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형성돼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소아과학회 강진한 회장(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0일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WHO(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 각국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을 밝혔지만 우리나라는 ‘일본발 백신 불안 쓰나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우려했다.


오랜 기간 동안 백신 관련 연구를 진행하며 진료 현장에서도 백신 접종 이후 반응에 주목해 온 강진한 회장은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 초기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보통 무료 백신 사업은 사회적 공감대 형성, 예산 확보, 백신 효과에 대한 근거 데이터 논의 등을 거쳐 이뤄져야 하는데 느닷없이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한마디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대한 접근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준비 과정 부족이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이어지고 일본 백신 사태가 겹치면서 접종률이 급속히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일본 백신 사태의 이유는 ‘집단 접종’으로 인한 히스테리컬한 반응으로 결론이 났고 백신과 연관성이 없었다”며 “실제 개원의를 통해 확인해보면 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면서 ‘있는 집’이 더 심해 나중에 안전성이 확보되면 내 돈 내고 맞겠다는 생각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자궁경부암 백신 9~13세때 맞아야 효과 높아”


백신은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B형 간염에 노출돼 바이러스 활동으로 염증이 생긴 사람은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없다.


강 회장은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없어 언제 맞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9~13세 사이 소아청소년 시기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으면 18세 이후에 맞는 것에 비해 방어 면역 획득이 2.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은 2회 접종만으로 20년간 방어면역 항제가 유지된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접종방법이 3회에서 2회로 줄었다.


강 회장은 “소아청소년 시기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2회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며 “12세가 넘으면 엄마 손을 잡고 예방 접종을 하러 오기 힘들어 개인적으로는 접종시기를 더 낮춰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아과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진료과는 산부인과가 90%, 소아청소년과는 3% 정도로 산부인과에서 접종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밥 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백신을 오랜 기간 다뤄온 소아과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해야 이상 반응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강 회장은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 초기 소아과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암 예방의 효과를 널리 알려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 소아과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13만건의 자궁경부암백신 접종에서 중증이상반응 사례는 한 것도 없었고 경미하거나 백신과의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은 이상반응 13건이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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